한희철의 길 위의 기도 - 모음 속을 걷는 자음처럼
닷새 동안 해파랑길을 걸으며 만난 자음과 모음이 만나 문장이 되듯, 정릉감리교회 한희철 목사는 고난주간을 앞두고 닷새 동안 추암에서 후포까지 해파랑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몇 가지 기도 제목을 마음에 품고. 그 첫 기도 제목은 정릉감리교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진행한 “열두 개의 돌” 사업 가운데 하나로, 다음 세대인 청년들이 종교 개혁지를 순례하는 “루터를 만나다”였다. 저자는 그 기도와 더불어 여전히 혼란스러운 나라를 위해, 그리고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걷기로 했다. 그리고 슬며시 마음에 품은, 정릉교회를 위한 기도는 교회와 함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기도였다. 그러나 닷새 동안의 걸음은 이내 처음에 품은 기도 제목들을 넘어 더 넓은 기도로 향했다.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 하늘과 바다, 풀과 나무, 예상하지 못한 소소한 일들이 그에게 기도가 되고 묵상이 되었다. 한희철 목사의 글에는 자연을 향한 따뜻한 시선, 사람을 향한 다정한 관심,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첫 사역지이자 개척지였던 단강 마을에서 목회하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보에 담은 그 따뜻함은 동화 작가로서 쓴 동화는 물론이고 지금 이 글 안에도 은은하게 배어 있는 듯하다. 이 책이 우리의 걸음을 기도로 이끌기를, 아니 우리의 모든 걸음이 기도라는 생각으로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마음처럼 걷는 기도는 우리의 기도를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과 어우러져 드리는 기도로 확장시켜 줄 것이다. ◇ 발췌 “인생의 짐도 마찬가지 아닐까. 메고 내릴 때에는 몸과 마음이 휘청거릴 만큼 무겁게 여겨져도 그것을 등에 지고 걷다 보면 무게감이 사라진다. 당연히 내 몫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 삶의 한 부분이 된다. 무거운 짐일랑 원망할 것이 아니라 그 또한 내 삶을 이루는 한 부분으로 기꺼이 받아들일 일이었다.”_51쪽 “희망은 그렇게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생명의 기운을 찾아볼 수 없을 때, 뿌리마저 숨을 쉬지 못할 때, 다만 아픔과 절망으로 우두커니 서서 까만 눈물을 흘릴 때 가만히 곁으로 다가가는 것, 쉬운 것은 아니지만 고민 끝에 그 아픔을 내 방식대로 끌어안는 것, 마른가지를 물어와 둥지를 짓고 알을 까는 것, 새끼를 키워 내는 것, 그리고 시커먼 가지에 앉아 노래하는 것, 무의미해 보이고 무모해 보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런 것들이 희망으로 가는 걸음일 것이다.” _91쪽 “어디 끝을 헤아릴 수 있을까만,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내 작은 눈에 바다가 담긴다. 바다 위를 나는 한 마리 새처럼 생각 하나 지나간다. 마음속 찰랑이는 눈물이 저 바다와 무엇이 다를까” _109쪽 “기적만을 바라는 기도는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기적을 배제한 기도는 얼마나 허약한 것일까. 무릇 신앙이란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하늘의 뜻에 맡기는 위임일 것이었다” _163쪽 ◇ 저자 소개_ 한희철 작고 보잘것없는 것들을 눈여겨보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글에 담아 「내가 선 이곳은」(소망사), 「여기엔 아무도 읍습니다」(다산글방), 「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 「한 마리 벌레처럼 DMZ를 걷다」, 「하루 한 생각」(이상 꽃자리), 「작은 교회 이야기」(포이에마), 「어느 날의 기도」(두리반), 「고운 눈 내려 고운 땅 되다」(겨자나무) 등의 책을 냈다. ◇ 차례 ◇ 도서 정보 ◇ 온라인 구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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