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제적 시점 #2] 본디오 트럼프인가, 도널드 빌라도인가무책임한 본디오 빌라도의 모습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어른거려 오늘 우리에게 트럼프는 누구인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어떤 인물인가? 지난 2025년 1월, 트럼프 시대 제2기가 시작되었다. 제1기 시절의 트럼프는 전쟁보다는 평화를 선택하는 것처럼 보였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지난 2018년 북한의 김정은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노 딜(No Deal)’로 성과 없이 만남을 종료했으나, 당시 그는 무분별한 전쟁이 미국 경제에 손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 트럼프 시대 제2기는 제1기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평화보다는 전쟁을 선택하는 모양새다. 재임 시작 후 1년이 조금 넘은 사이, 그는 이란, 베네수엘라, 예멘 등에서 과감한 군사작전을 실행했다. 특히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암살하고 전면전을 방불케 하는 폭격을 퍼붓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치솟고 중동의 군사적 긴장은 역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번 대결에서 마땅한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의 무조건적 핵 포기를 요구하지만, 이란은 전쟁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을 요구한다. 과연 트럼프가 전쟁 배상금을 지급하며 화해의 악수를 청할까?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해할 수 없는 트럼프를 이해하려면 석학의 통찰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영 석학 오마에 겐이치는 저서 『일본의 논점 2026-2027』을 통해 무능력한 트럼프로 인해 전 세계 경제와 외교, 군사가 대혼란을 겪고 있음을 냉정하게 지적한다. 그는 트럼프를 향해 “미국 역사상 보기 드문 문제아이자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 평하며, 휘둘리지 않으려면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트럼프의 언행은 원칙 없이 상황에 질질 끌려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칙이 상황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원칙을 주도한다.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볼 뿐, 그들을 적으로 돌리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은 성경 속 로마 제국의 유대 총독 본디오 빌라도를 연상시킨다. 마태복음 27장에서 빌라도는 예수에게서 사형에 처할 죄목을 찾지 못했음에도, 민중의 선동에 못 이겨 그를 십자가 처형에 넘겨준다. 그러고는 손을 씻으며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나는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명확한 원칙 없이 상황에 끌려다니고, 사형을 내리고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빌라도의 모습에서 트럼프가 어른거린다.
오늘 우리에게 트럼프는 누구인가? 과연 그는 무책임한 빌라도의 모습을 벗어나,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한 대로 온전히 섬기는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을까? 고난주간을 앞두고, 평화가 사라진 중동 지역에 그리스도의 평화(Pax Christi)가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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