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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제적 시점 #4] 아슬란이 오면 봄은 다시 찾아오리라

나와 당신도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도

[창제적 시점 #4] 아슬란이 오면 봄은 다시 찾아오리라

나와 당신도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도

창제 | 입력 : 2026/04/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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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를 자주 방문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 가족이 에버랜드 연간회원권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이를 구매하면 1년 동안 무제한 에버랜드를 방문할 수 있기에 시간이 되는 대로 그곳에 가곤 한다. 날씨가 좋을 때는 물론이고 심지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곳에 갔다. 이렇게 에버랜드를 자주 방문하다 보니 어느덧 그곳의 사계절을 다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그곳에 간다는 건 결국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낀다는 것임을 실감했다.

 

에버랜드를 처음 방문하면 그 이국적인 건물의 자태에 매료된다. 또한 리프트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면 사파리와 놀이기구에서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동 중에 틈틈이 맛보는 추로스나 아이스크림도 감미롭다. 그런데 그것도 처음에만 그렇다. 에버랜드 여러 차례 들리다 보니 그곳의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던 것에 쉽게 무뎌지거나 익숙해졌다. 오히려 자연 풍경은 무뎌지거나 익숙해지지 않았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변화되는 자연 풍경은 언제나 새로운 삶의 감각을 선사하였다.

 

지난 늦겨울의 끝자락에 에버랜드를 방문했을 때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렸다. 많은 비가 내려서 그런지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리 가족도 비 때문에 그냥 돌아갈까 하다가 실내에서만 애들이랑 놀자는 생각으로 일단 입장했다. 비 내리는 에버랜드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우산을 써도 옷이 젖고, 신발도 축축하고, 이동하기가 너무 불편했다. 아이들을 챙겨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게 평소보다 배로 힘들었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도시락 가방을 잃어버렸다. 그 가방을 찾기 위해 비를 맞으며 뛰어다녔지만, 어디에서도 가방을 찾지 못했다.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고단함을 느꼈다. 마음 같아서는 또 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봄이 되어 에버랜드에서 튤립 축제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번에 너무 고생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튤립을 보기 위해 다시 에버랜드를 방문했다. 그런데 봄이 되니깐 그곳은 입구부터 그 향기가 겨울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튤립 축제를 하는 포시즌스가든으로 내려가 보니 형형색색의 백만 송이 튤립이 우리 가족을 반겼다. 튤립의 색깔이 그토록 다양한지 그때 처음 알았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 튤립 너머로 온 산 가득 만개한 벚꽃이 보였다. 겨울에는 한 송이도 볼 수 없던 꽃이 봄에는 이토록 풍성하였다. 가히 봄날의 기적이었다. C. S. 루이스가 쓴 나니아 연대기에는 봄과 관련된 다음과 같은 묘사가 있다.

 

아슬란이 오실 때 악이 바로잡히리라. 그의 우렁찬 포효에 슬픔이 사라지고, 그가 이를 드러낼 때에 겨울은 죽음을 맞이하며, 그가 갈기를 흔들 때에 봄은 다시 찾아오리라.”

 

▲ 튤립길을 걷는 아슬란을 그린 AI 생성 이미지  ©

 

나니아 연대기에서 사자 아슬란은 성경의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요한계시록 55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유다의 사자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다시 오실 때 슬픔이 사라지고, 겨울은 죽음을 맞이하며 봄은 다시 찾아오리라.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마지막 겨울 속에서 그리스도의 봄날을 간절히 기다리는 것이다. 이 기다림은 그저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니라 능동적인 기다림이다. 이 기다림은 미약하여 흔들리는 기다림이 아니라 강하고 담대한 기다림이다. 마침내 봄날이 오면 모든 게 변화되리라. 나와 당신도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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